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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사진미술관 기획전
김기찬 사진展 _ 골목안 풍경
2010년 4월 3일 – 2010년 6월 13일


ⓒ 김기찬


골목 안 풍경의 미학


사진가 김 기찬은 따뜻한 사람이요, 인정미 깊은 사람이었다.


그의 <골목 안 풍경>은 단순히 어떤 골목 안의 풍경이 아니다. 무엇보다도 그의 따뜻한 인간미가 그대로 드러난 ‘그의 작품’으로서의 골목 풍경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작가의 마음이 따뜻하고서야 비로소 사진은 따뜻한 온기를 발한다. 비평적인 차가운 사람의 사진에서는 날카롭게 번득이는 비평적 시선이 느껴진다. 단순히 기계로 찍어내기만 하는 것 같은 사진이 작품이 되고 예술이 될 수 있는 것이 이 때문이기도 하다.

그뿐 아니라 이 <골목 안 풍경>은 그의 자서전의 일부이기도 하다. 그가 자란 곳이 이러한 골목 안이었다. 이들 사진이 정겨운 것은 그의 어린 시절을 돌이켜 보며 부른 그의 향수의 노래이기 때문이다. 때로 보이는 좀 어둡고 쓸쓸한 풍경도 골목 안이 그처럼 조금쯤 어둡고 쓸쓸한 곳이기도 했지만, 나이 먹어 돌이켜 본 고향에 대한 추억이 마냥 따뜻할 수만은 없었을 것이다. 한편, 그의 가슴 한 구석에는 이런 그늘도 있었던 것이 아닐까 싶은 마음이 들고, 그래서 이들 사진이 더 애틋하게 마음으로 파고드는 것인지도 모른다. 작품은 작가와 대상이 제대로 만났을 때 태어난다. 골목 안과 김 기찬은 그야말로 찰떡궁합이었다.
 
그의 죽음은 이것이야말로 운명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해 준다. 골목이 거의 다 사라져 그가 설자리가 없어진 것이다. 그리하여 한때 무엇을 찍어야 할지를 고민하기도 했다. 심지어 종로 뒷골목을 뒤져가며 젊은이들 모습을 기록도 해 보았다. 그러나 거기는 그의 동네가 아니었다. 가면처럼 진한 화장으로 얼굴을 가린 젊은 남녀들이 득시글거리는 그 거리는 그에게 외국이나 마찬가지로 낯선 타향이었다.
 
그 따스한 골목 안은 그의 운명이요, 사라진 골목은 그의 숙명이었나 보다 하는 생각이 그래서 든다.
그래도 그의 삶은 보람이 있었다. 김 기찬 하면 그건 그대로 골목이요, 골목 하면 김 기찬이 떠오른다. 어찌 보면 당연할 듯한 이러한 일치는 아무에게서나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는 평생을 골목만 찍었다. 이러한 사진가는 아마 그가 유일하지
않을까 싶다.
 
예술가가 태어나 한 가지 작품을 남기면 그 이상 바랄 것이 없는 법이다. 여러 가지에 능한 사람이 있다 해도 한 가지 뚜렷한 작품이 없으면 기억에 남지도 않는다. 김 기찬은 그 하나에 평생을 바쳤고, 그 하나가 결국 이렇게 사람들의 마음에 깊이 새겨지게 된 것이다. 내가 어느 글에 쓴 바 있듯 그래서 부러운 작가이다.

 
<골목 안 풍경>은 이런 바탕에서 태어난 기념비적 작품이다. (2010. 3.)

 

한 정식(사진가, 중앙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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