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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한-아세안 현대미디어아트 展
CROSS+SCAPE
2011년 12월 17일 – 2012년 3월 18일


ⓒ Sang Bin IM, People-Singapore, Lamda Print, 95.25x190.5cm, 2011, Korea


크로스 스케이프|Cross-Scape
 
신혜경 (큐레이터)

2000년대 초반부터 국제 미술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동남아시아 미술은 갈수록 그 양상이 다각화되고 있다. 중국에 이어 인도를 거친 아시아 미술의 열기가 동남아시아를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을 선두로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이 가세하면서 오늘날 동남아 미술은 세계의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원색과 과감한 선을 거침없이 사용하는 인도네시아 미술과 감각적인 선묘를 특징으로 하고 있는 베트남 미술을 필두로 동남아 미술은 중국과 인도의 현대미술과의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주제 면에 있어서도 중국 미술이 과거와 현재 사이에 나타난 사회적 갈등에 관심을 갖는다면 동남아시아 미술은 인간 실존에 주목한다. 그래서 동남아시아 미술의 소재는 더욱 더 다양하면서 일상적이다. 거대 담론에서 벗어난 다양한 주제로 독자적인 화풍을 만들어 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시점에 한국과 아세안 10개국(브루나이,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라오스, 말레이시아, 미얀마,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의 사진작가 27인을 초대해 아시아의 문화적 공통점과 차이점을 살피면서, 동시대예술의 관계성을 새롭게 모색하는 <Cross-Scape>전은 그 어느 때보다도 의미가 있다. 새로운 가능성과 창조적 콘덴츠를 제시하고자 하는 이번 전시는 동남아시아 사진의 정체성을 전면적으로 드러내면서 동남아시아 사진의 새로운 담론을 창출한다.
 
이번 전시의 주제는 '풍경'으로, '교차(cross)하고 소통하며 융합하는 풍경(scape)'이라는 주제 아래 각국의 독특한 문화 양식과 상이한 관점들을 가감 없이 그려내고 있다. 동남아시아 특유의 풍경사진과 더불어, 특히 한국 사진작가 7인이 아세안 10개국을 직접 방문해서 각국의 풍경을 자신만의 독특한 시각과 감성으로 재해석해 담아낸 작품들은 이번 전시의 백미라 할 수 있다. 아세안 국가의 역사와 문화, 정치적 상황을 상징적인 도상으로 압축하거나 대중 문화의 아이콘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작품, 상상력 넘치는 디지털 편집을 통해 유머와 상상력을 녹여낸 작품 등 한국작가들의 다양한 조형언어가 동남아 풍경을 재해석하고 있다.
 
브루나이와 말레이시아를 방문한 광모는 브루나이의 전형적인 장면중의 하나인 국왕사진에 관심을 보이면서 여왕 사진이 함께 있는 특이함에 주목한다. 또한 말레이시아의 도심 개발로 인해 일어나고 있는 자연훼손과 황폐해진 도시 공간을 병치하면서 말레이시아의 현실을 관찰한다. 인도네시아에서 2개월간 직접 생활하면서, 서민들의 삶을 지키는 '포스깜링'(초소)의 모습을 유형학적 방법으로 접근한 김대남의 작품은 거칠고 다듬어지지 않은 정글 같은 인도네시아 사회의 한 면을 드러낸다. 필리핀과 캄보디아를 다녀온 난다는 디지털 편집을 사용한 독특한 감성으로 가톨릭과 불교라는 종교적 차이로 인해 전혀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 두 도시의 풍경을 비교해 보여준다. 가상이지만 현실처럼 다가오는 작품은 동남아시아 도시의 묘한 분위기를 잘 살리고 있다. 
 
라오스와 태국을 다녀온 박승훈은 마치 옷감을 짜듯 필름을 엮어 하나의 이미지를 만드는 작가이다. 두 도시의 풍경을 얇은 영화용 필름으로 조각나게 촬영하여 해체하고 이를 다시 물리적으로 엮어 재구성한 작품 속에서 라오스의 금색 사원이 그 모습을 드러낸다. 베트남과 미얀마를 방문한 이원철은 시계에 관심을 보인다. 일상의 기준이자 한때는 권력의 상징이었던 시계에서 바늘을 사라지게 하면서 장시간 노출된 주변의 기록을 통해 또 다른 물리적 시간을 보여준다. 이혁준의 <숲>은 태국과 말레이시아의 숲 등 여러 다른 나라의 숲이 함께 모여 생긴 가상의 숲이다. 사라져가는 숲을 이미지로 재현하고자 하는 시도이자, 나무의 조각들이 종이 위에 모여 실존하지 않는 숲을 다시 이루는 소망을 표현한 작품이다. 평소 거대도시에 관심을 갖고 있는 임상빈은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를 선택했다. 아날로그 방식과 디지털 언어를 조합하고 왜곡하면서 도시의 과장된 풍경을 유머러스하게 재현하는 작가는, 마리나베이 옥상수영장에서 수영복 차림으로 반쯤 몸을 내밀고 있는 사람들의 풍경과 발리 해변에 개미처럼 모여있는 인간 군상들을 과장된 어법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처럼 이번 <Cross-Scape>전은 동남아시아의 풍경을 다양한 초점에서 담아낸 새로운 작품, 곧 이 전시를 위해 제작된 예술 사진들을 선보인다. 사실적 풍경사진과는 사뭇 다른, 작가의 조형성과 개성이 드러나는 순수예술(fine-art)계의 한국 사진 작가, 7명이 이번 프로젝트에 참가함으로써 그 다양성은 더욱 더 심화되었다. 그래서 이번 프로젝트에서 통해 제작된 풍경 사진은 ‘풍경화’로서의 장르 구분이 무색할 정도로 다양한 양상을 보인다.
 
또한 최근에 부상하기 시작한 동남아시아 미술과 함께 국제 화단에서 호평 받고 있는 현대사진작가인 인도네시아의 Wimo Ambala BAYANG과 말레이시아의 Minstrel KUIK, 필리핀의 Frank CALLAGHAN, 싱가포르의 Genevieve CHUA, 태국의 Manit SRIWANICHPOOM를 비롯한 브루나이의 Haji Mohammad Zulkhairi Bin Zainal Abidin와 Zul Abdul Rahman, 캄보디아의 Socheat HUOY와 Borak POK, 인도네시아의 Imam HARTOYO, 라오스의 Phetmalayvanh KEOBOUNMA와 Souliya PHOUMIVONG, 말레이시아의 Sherman ONG, 미얀마의 Htein Win와 Tin Myint, 필리핀의 Lena COBANGBANG, 싱가포르의 Tristan CAI, 태국의 Tatiya UDOMSAWAT, 베트남의 Quang PHAN과 Tiffany CHUN 등 아세안 10개국의  20명의 작가들을 소개한다. 이 작가들은 동남아시아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면서 현대사진의 새로운 언어 및 확장된 개념을 제시하고 있다.
 
동남아시아의 이국적인 풍경을 담아내는 브루나이의 Haji Mohammad Zulkhairi bin Zainal Abidin과 Zul Abdul Rahman, 캄보디아의 Socheat HUOY와 Borak POK, 인도네시아의 Imam HARTOYO, 라오스의 Phetmalayvanh KEOBOUNMA와 Souliya PHOUMIVONG은 사실적이면서 주관적인 사진을 보여준다. 사진 속 풍경은 각 나라의 커뮤니티의 관습, 문화 그리고 환경을 소개하면서 각 지역의 독특한 풍경을 표현하고 있다. 동남아시아의 풍부한 문화적 다양성이 작가들의 감성을 통해 여과 없이 보여지는 작품들이다. 또한 인도네시아의 Wimo Ambala Bayang은 희망이라는 추상적 주제를 솜사탕 같은 포근하고 달콤한 가면을 통해서 가상적인 희망을 표현하고 화산폭발로 인한 자연재해 앞의 인간의 나약함을 큰 사회적 틀 속에서 드러내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여성 작가인 Minstrel Kuik은 90년대의 지속적인 주택건설과 상업지구 개발로 인한 Kuchai Lama의 건설 현장사진을 퍼즐처럼 보여주면서 망가져가는 도시를 회복하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Sherman Ong은 베트남의 Goethe Institut Art Connexions project 레지던시를 위해 하노이에 머물 때 동남아시아의 전형적인 기후인 Monsoon에 관심을 갖는다. 몬순의 영향으로 일어난 하노이 사람들의 고립과 이동, 그래서 일어날 수 있는 풍경을 서정적인 시각으로 표현하고 있다.
 
미얀마의 Htein Win와 Tin Myint은 미얀마 사람들의 생활 방식을 자연스럽게 표현하면서 이국적 색채가 돋보이는 아름다운 풍경을 담아내고 있다. 필리핀의 Frank Callaghan은 지저분하고 부패한 도시를 가로지르는 Pasig River의 야경 사진을 통해 강이 깨끗이 복원되는 소망을 담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필리핀의 또 다른 작가 Lena Cobangbang은 사진 찍을 만한 대상과 그 반대의 경우에 관심을 보이면서 일상의 하찮은 물건을 아주 가까이 이미지화 하고 있다. 실상과 허상의 관계를 미시적인 접근에서 바라본 작품이다. 싱가포르의 Genevieve Chua는 보름달과 여우라는 허구의 스토리를 만들어 인간의 탈을 쓴 여우가 인간 밖으로 나와서 자신을 관찰하다가 영혼을 잃은 육체가 부패되어서 그 육체로 돌아갈 수 없는 스토리 형식의 사진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Tristan Cai 또한 싱가포르의 개성 넘치는 젊은 작가 중의 하나이다. 우연히 만난 Toivo Laukkanen이라는 인물을 통해 인간의 삶과 죽음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작가가 길거리에서 캐스팅한 Tapanai Muranen라는 전직 배우를 통해서 만든 포토 스토리 형식의 작품이다. 가상과 현실의 다양한 접점을 사진의 재구성을 통해 잘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태국의 Manit Sriwanichpoom은 Pink Man 시리즈를 통해 소비만능주의에 물들어 채워지지 않는 슈퍼마켓 카트를 끌고 끊임없이 세상을 떠도는 현대 태국인들의 아이콘을 보여준다. 태국의 또 다른 작가인 Tatiya Udomsawat은 현대 문명위로 자라나는 대자연을 통해 환경 파괴와 보전에 대한 경각심을 드러내기도 한다. 베트남의 Quang Phan Thanh은 어린 시절의 기억과 허구성을 기반으로 판타지적인 풍경을 만들어내며. Tiffany Chung는 퍼포먼스적인 사진으로 공상과학 세계 같은 분위기를 창출하면서 현대의 젊은 문화와 사회주의 이데올로기 사이의 간극을 보여주고 있다.
 
27명이 참가한 이번 <Cross-Scape>전은 동남아시아 특유의 전통과 정체성, 세계화 되어가는 동남아시아의 다양한 현상을 현대사진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서구 중심의 사진에서 넓은 맥락으로의 확장이며, 서구중심주의에 대한 대안으로써 글로컬리즘적인 접근이자 현대사진의 서구 중심주의적 해석을 벗어나기 위한 복합문화주의적 사고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시도이기도 하다.
 
또한 <Cross-Scape>전은 현대 사진이 제시할 수 있는 다양한 형식의 풍경을 창작 행위라는 큰 틀을 통해 보여주고 있으며, 스트레이트한 사진에서 합성과 복제, 조작을 통해 보다 적극적인 방식으로 이미지를 탐구하는 사진까지, 한 공간에서 여러 방식들이 작품들이 서로 소통하고 융합하면서 만들어내는 새로운 미학을 만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단지 신선하고 이색적인 풍경을 제안하는 것을 넘어서 사진과 현대미술, 아시아와 세계의 관계항을 적극적으로 가시화하는 전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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