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사진미술관은 개관 10주년을 맞아 시작의 순간을 돌아보면서 또 하나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시작과 시작” 프로젝트를 2017년과 2018년에 걸쳐 진행한다. 이것은 고은사진미술관의 지난 10년을 돌아보는 동시에 그 동안의 한국사진을 미술관의 관점에서 점검하면서 새로운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는 통합 프로젝트이다. “시작과 시작”의 첫 번째 해외교류전은 포토저널리즘의 살아있는 전설인 바바라 클렘의 작품으로 시작한다. 독일국제교류처 (이하 ifa)가 기획하고, 주한독일문화원이 협력하는 세계순회전 《바바라 클렘, 빛과 어둠 - 독일 사진》1 은 한국 최초로 고은사진미술관에서 소개되며, 고은사진미술관 전시 이후 경남도립미술관에서도 선보일 예정이다.
바바라 클렘은 독일의 대표적인 일간지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FAZ)에서 40년 이상을 사진기자로 활동하면서 자신만의 원칙과 스타일을 가지고 포토저널리즘을 예술적 차원으로 끌어올린 사진가이다. 이번에 소개되는 작품은 수십 년간 분단국가였던 독일이 겪어낸 역사의 변화과정은 물론 최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독일의 현대사를 담고 있는 흑백사진 120여점이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통일 전후의 중요한 정치적 사건, 사회적 ∙ 문화적 이슈를 포착하면서 독일 현대사의 상징적 이미지로 자리잡은 사진은 물론, 정치가나 사회저명인사 외에도 앤디 워홀, 알프레드 히치콕, 나딘 고디머 등 예술가의 초상사진도 만나볼 수 있다. 전시는 공식회담이나 국제 조약, 데모나 시위사진, 대중집회, 이주민의 삶 등 독일 격변기의 민감한 사안과 긴장되는 순간뿐 아니라 평범한 일상의 순간과 다양한 문화 행사 그리고 도시의 공간을 포착하면서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촬영한 사진을 아우른다.
바바라 클렘의 사진은 사회 전체의 패러다임은 물론 사회의 개별적 상황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특정한 사건의 본질을 본능적으로 파악하는 그녀의 탁월함은 사진 속에 포착된 순간보다 더 많은 의미와 이야기를 전달한다. 그녀의 사진과 그 속에 담긴 다양한 의미와 이야기의 해석은 오로지 독자의 몫으로 남겨진다. 신문기사의 정확한 보도를 목적으로 촬영된 그녀의 사진이 계속해서 소개되고, 회자되며, 하나의 작품으로 인정받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 특히 베를린 장벽의 붕괴에서 통일에 이르는 사진은 바바라 클렘의 작업에서 드라마틱한 정점을 보여준다. 그녀의 초창기 사진이 독일이 통일로 향하는 변화의 흐름을 추적했다면, 후기 사진은 새로운 질서의 결과를 보다 면밀하게 관찰한다.
바바라 클렘이 사진기자로서뿐만 아니라 사진가로서 독보적인 존재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그녀가 자신만의 개성과 스타일을 가지고 작업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스스로 밝혔듯이 누구보다도 “자신의 입장과 방향성을 분명히 알고 있었고, 거기에 충실하게 작업하되 주제와의 일정한 거리를 유지”했기 때문에, 누구나 볼 수 있는 것을 기록하면서도 그 안에서 다른 사람들은 미처 발견하지 못한 것을 끌어낼 수 있었던 것이다. 특정한 사건과 장면을 명확하고 쉽게 보여주어야 하는 사진기자로서의 사명감을 잃지 않으면서도 대상을 자신만의 독창적인 해석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능력 또한 바바라 클렘이 가지고 있는 미덕이다. 순간을 포착하면서도 완벽한 비율을 자랑하는 구성력과 균형, 단순함 그리고 사진의 선명도 보다는 흑백의 깊이나 분위기를 중시하는 그녀의 원칙이 대중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힘은 아니었을까?
고은사진미술관은 개관 10주년을 맞아 2017년의 첫 번째 해외교류전으로 바바라 클렘의 작업을 선보이게 된 것을 무한한 기쁨으로 생각한다. 이 전시를 위해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다. 우선 이 전시에 많은 관심과 끊임 없는 열정을 보여준 사진가 바바라 클렘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다음으로 이 전시를 기획한 독일에서 가장 유서 깊은 최고의 해외문화정책 기관인 ifa와 큐레이터 및 관계자 여러분에게 감사의 뜻을 표한다. 그리고 고은사진미술관과 ifa가 서로 소통하고 교류하는 데 큰 도움을 준 주한독일문화원과 주한독일대사관에도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특히 올해는 ifa 설립 100주년으로 고은사진미술관 개관 10주년과 함께 특별한 인연을 서로 축하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고은사진미술관의 첫 번째 독일 해외교류전 《Sehen Zen》(2014)에 이은 《바바라 클렘, 빛과 어둠 - 독일 사진》 전시를 계기로 한국과 독일 사이의 문화적 협력과 교류가 더욱 돈독해지리라 기대한다. 공동 기획과 전시 진행을 통해 이루어지는 교류는 양국의 현대 사진예술의 연구와 발전을 도모하고, 다양한 문화적, 인적 네크워크를 구축하는 데도 기여할 것이다.
제목입니다
Helmut Kohl in Dresden, 19 December 1989 | © Barbara Klemm, Institut für Auslandsbeziehungen e. V.
‘ Fraternal Kiss between Leonid Brezhnev and Erich Honecker, Marking Thirty Years of East Germany, East Berlin, 1979
The Fall of the Wall, Berlin, 10 November 1989 | © Barbara Klemm, Institut für Auslandsbeziehungen e. V.
Opening of the Brandenburg Gate, Berlin, 22 December 1989 | © Barbara Klemm, Institut für Auslandsbeziehungen e. V.
Official Visit of Erich Honecker to West Germany, Bonn, 1987 | © Barbara Klemm, Institut für Auslandsbeziehungen e. V.
Mikhail Gorbachev on the Fortieth Anniversary of the Founding of East Germany, East Berlin, 1989 | © Barbara Klemm, Institut für Auslandsbeziehungen e. V.
At the Reichstag, West-Berlin, 1987 | © Barbara Klemm, Institut für Auslandsbeziehungen e. V.
Andy Warhol, Frankfurt am Main, 1981 | © Barbara Klemm, Institut für Auslandsbeziehungen e. V.
Alfred Hitchcock, Frankfurt am Main, 1972 | © Barbara Klemm, Institut für Auslandsbeziehungen e. V.
바바라 클렘 Barbara Klemm
바바라 클렘은 화가인 프리츠 클렘의 딸로 1939년 독일 뮌스터에서 태어났다. 칼스루에의 포트레이트 스튜디오에서 사진 공부를 시작했다. 1959년 독일의 유력 일간지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에서 사진 제판일을 시작하면서 프리랜서로 사진기자가 되었다. 1970년부터 2004년까지 편집국에서 문화 ∙ 예술부와 정치부 사진기자로 왕성한 활동을 했다. 1992년 베를린-브란덴부르크 예술아카데미 회원으로 추대되었고, 2000년 다름슈타트 전문대학 사진학과 명예교수로 초빙되었다. 2010년에는 푸르 르 메리트 훈장을 받았다. 에리히 잘로몬상(1989), 헤센 주 문화상(2000), 베스트팔렌 예술상(2000), 막스 베크만상(2010), 라이카 명예의 전당상(2013) 등 다수의 수상 경력이 있고, 2013년 대규모 회고전을 비롯한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에 참여했다. 1939 뮌스터/베스트팔렌 출생, 칼스루에에서 성장 주요 개인전 1969 미국무역센터,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 주요 단체전 1978 ‘독일 사진’, 구소련 순회전 ‘패션의 심장박동’, 다이히토르할렌 미술관, 함부르크 ‘거리의 초상’, 카우프보이렌 쿤트스하우스 수상경력 1989 독일 사진협회 수여 ‘에리히 잘로몬상’ ‘후고-에르푸르트 상’, 레버쿠젠 시와 AFGA AG에서 수여하는 국제사진상 작품소장 시립미술관, 암스테르담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 현대미술관 출판 도록 Barbara Klemm. Photographien, Museum für Kunst und Gewerbe, Hamburg 1976 | ||||